슬픔이 극에 달하면 눈물조차 세상 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통한의 애절이 차가운 눈뭉치가 되어 가슴을 때리는 며칠이지만 좀처럼 눈물이 나지 않는다. 가파른 심장 고동에 부담 느낄 정도로 가슴이 뜨겁게 울고 있지만 내 눈엔 물이 고이지 않았다. 끝없는 분노와 증오만이 가슴 한 켠에 눈물을 대신하고 있다.
사무치도록 오늘도 난 그가 그립다.
내 생애 이런 정치가 사상가를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운 중에 하나 일 것이다.

희망 / 기형도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언제부턴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무 때나 나는 눈물 흘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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