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해요, 고마워요

PUBLISHED 2008/12/04 19:06
POSTED IN 사랑을 말하다

아침부터 목이 칼칼한 것이 감기에 걸린 게 분명했다. 나의 감기는 늘 목부터 시작된다. 서울에 살기 시작하면서 늘 그랬다. 서울 하늘 아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스모그와 궁합을 적당히 맞춘 후 늘 나의 목에 가장 먼저 대쉬를 하고, 그 다음으로 콧물을 친구로 불러들인다. 그러곤 자신의 정체를 한꺼번에 드러내는 것이 고열과 두통이다.

사실 어릴 적부터 병원에 다닌 기억은 정형외과 밖에 없다. 찢어지고 꿔매고 하는 치료가 일상이었던 이유도 있지만, 그 흔하디흔한 감기에 주사 한방 맞아본 기억이 없다. 그냥 성격적으로 참는 것도 있지만, 몸 안의 항체가 늘 외부 바이러스와 맞짱에서 이기는 것으로 느껴진다. 서울 살면서도 나의 항체는 사명을 잃지 않고 열심이긴 한데 가끔 말썽을 부리는게 목감기이다.

오랜만에 목이 칼칼한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회사를 살짝 땡땡이(전문용어로 외근이라고 하더라) 놓더니 내 앞에 그녀가 다녀갔다. 따뜻한 커피와 케익 두 조각을 갖은 수다와 함께 했더니 칼칼하던 목도 은쟁반의 옥구슬이다. 텔레파시가 통한 것일까. 그녀는 아무래도 나의 전용약사요 주치의인거다.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글을 쓰다가 미우라 아야코의 글이 생각나 뒤져봤더니 어쩜 요즘 우리의 일상과 비슷한지. 산책을 즐기고 끊이지 않는 대화에 매일 매일이 즐겁고 따뜻함을 함께하는 우리와 참 많이 닮았다. 내가 노래 실력이 없어 노래를 불러주진 못하는데 그녀는 춤엔 일가견이 있으니 이참에 제대로 연습이나 해볼까.  

지금처럼일 우리의 미래가 기대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사해요, 고마워요

우리는 날씨가 좋을 때면
산책을 즐기지만, 춥거나 흐릴 때면
집 안에서 서로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낸다.
"다른 부부들도 이럴까요?"
그가 밝고 경쾌한 노래를 부르면 나는 그의 주위를
뱅뱅 돌면서 사뿐사뿐 춤을 춘다. 이렇게 노래를 하고
춤을 추다 지쳐 잠자리에 들 때마다 꼭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 감사해요, 고마워요."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며 손을 마주잡는다.

- 미우라 아야코.

2008/12/04 19:06 2008/12/04 19:06

TRACKBACK URL : http://kbeom.com/tc/trackback/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