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비를 앞세우고 한껏 웅크리고 있는 겨울의 증거인지 몰라도 오늘의 바람은 차다. 이젠 제법 초겨울이다. 늦은 밤, 집에 오는 길에 그와의 따뜻한 전화 통화가 없었다면 반팔 만용에 대한 댓가를 톡톡히 치뤘을지도 모른다.

행복은 혼자서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행복하다는 것은 그 행복을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존재해야 하고, 그 행복을 뽐낼 대상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혼자서 느끼고 혼자서 만들어 가는 행복은 행복하다란 표정만 남아있는 박제와 다를바 없다.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다. 인생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너와의 만남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만남 뒤에 끊임없는 소통과 흔들리지 않는 신뢰가 그 무엇보다 필요하겠지만, 우리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행복의 필요 조건은 완성된 것이며 한평생 살아갈 이유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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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만남에서 아무 말 없이 힘겨운 삶의 넋두리로 호수처럼 맑고 촉촉한 언제 만나자는 약속 없이 당신입니다 윤석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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