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 방황이 많았다. 단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젊음과 청춘에 대한 직무유기쯤으로 여겼다. (누구나 그런 생각은 있겠지만 난 남들보단 그 강도가 컸던 것으로 생각된다.) 고민이 많고 매사 현실을 멀리할 정도로 이상을 꿈꿨다. 정확히 말하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고 그럴 자신감도 누구보다도 충분했다. 방황의 문제는 많은 것을 해낼 머리와 가슴의 용량은 충분했지만, 그것을 적당한 시기와 장소에서 활용치 못했기 때문이리라.
돋보기의 볼록 렌즈는 빛을 한곳에 모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빛을 받아 색을 뽐내야 하는 물체의 상은 허망하게도 거꾸로이거나 그 크기가 제각각이다. 이율배반이다. 빛은 한곳으로 잘도 모아주면서도 빛을 받아야하는 물체는 일관성을 상실한 상을 만들어 준다. 그것은 물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너무나 다른 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목렌즈는 그와 반대로 빛을 모아주진 못해도 그 상의 일관성은 늘 유지한다)
젊은 날 나의 인생도 비슷하단 생각을 가끔 한다. 가슴 속 열정을 쏟아낼 한 뭉치의 자신은 충분하지만, 막상 그것을 담아내고 보여줄 본인은 그곳에 서 있지 않으니 말이다. 늘 중심에 비켜 서 있으면서 올바른 상을 바라니 그것이 제대로 된 상을 구현할 리가 없었다.
평범하지 않던 삶을 찾던 젊은 날, 막연한 미래에 힘겨워하거나 가끔 방황이란 걸 할 때면 난 늘 친구와 '전람회 - 우리'란 노래를 부르곤 했다. 특히 무엇인가 포기해야 했던 날이면 늘상 늦은 밤 이른 새벽까지 학교 앞 시인촌이란 선술집에서 절대 음치를 뽐내며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오늘 왜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 난걸까? 너무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지금의 삶에 대한 가끔의 투정이랄까.....

전람회 - 우리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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